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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양날의 칼 ‘스마트 워크’ [2012.1.11]

작성자
isrc isrc
작성일
2017-02-09 02:59
조회
82
효율 높아지나 일과 삶 경계 모호
'新산업혁명' 연구와 준비 나설 때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출시한 2009년은 정보기술 분야에서 ‘스마트’의 원년이었고 이러한 스마트 트렌드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정보기술을 놓고 스마트라는 용어를 쓴 것이 최근이 아니라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알고 있는 일이다. 영화에도 나타났던 인공지능이 그러하고, 체스를 두는 IBM의 딥블루로 대표되는 전문가 시스템도 그러한 예이다.

종래 스마트 머신의 개념에 반하여 요즘의 ‘스마트’ 트렌드는 모빌리티와 인텔리전스를 겸비한 개념이라는 점에서 새롭다. 모빌리티와 인텔리전스로 인해 예상되는 미래 노동의 모습을 ‘스마트워크’로 통칭하고, 이러한 미래상을 위한 정책을 정부도 그려내고 있다. 노동인구의 30%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환경을 2015년까지 구축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지난해 발표했고, 스마트워크 센터를 건축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인사제도를 개정하는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스마트워크는 우리 생활에 있어서 다가올 변화를 통괄하는 개념이다. 시간의 측면에서는 개인이 좀 더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근로방식이 바뀔 것이고, 이에 따른 근무시간의 유연화를 넘어서 근무한 시간에 상관없이 성과 중심으로 관리할 수 있는 형태의 미래형 제도가 나타날 것이다. 장소의 측면에서는 텔레커뮤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어디서든지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 있음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 장소, 기술의 변화와 더불어 조직과 제도에 있어서도 우리 선조가 겪었던 산업혁명 당시의 패러다임 변화에 필적하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영향에 대해서 연구와 준비가 필요하다. 경험적으로 보건대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양날의 칼’로 작용할 것이다. 스마트워크와 유사한 텔레커뮤팅이나 유연 근무에 관한 기존의 연구를 살펴보면 기술의 영향은 양날의 칼을 함께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텔레커뮤팅이 잘되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어 근로자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반면에 일과 삶의 경계가 모호해져 스트레스가 가중돼 업무 성과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스마트 기기들로 의사소통이 원활해지는 사례와 더불어 의사소통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례도 설득력이 있다.

이러한 상반된 연구결과는 스마트워크 도입과 관련한 여러 가지 걱정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동일한 목적 달성을 위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된 업무공간인 사무실이 아닌 자유로운 다른 공간에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워킹맘이 스마트워크를 통해 육아와 동시에 회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민감한 의구심에 이르기까지, 과연 한국사회에서 상사의 얼굴을 보지 않고 수행한 업무성과만 가지고 적절한 성과 평가와 보상을 받을 수 있느냐는 걱정으로 이어져 스마트워크 활성화의 장애로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워크란 결국 각각 개인의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으로, 산업혁명 이후 우리 생활을 지배해온 관리와 모니터링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함을 의미한다. 인프라 구축과 스마트 기기의 연동이 기술적으로 중요하지만 개인의 스마트워크를 위해서는 업무의 시간과 장소, 이를 수행하는 방법 자체, 그리고 성과의 측정과 관련해 제도적인 재설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업무 형태 분석이 선행돼야 하고 분해하고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개인도 책임과 권한에서의 변화를 주도해야 하며, 스마트워크를 위한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고 받아들여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데 새 부대를 먼저 만들어야 할까, 아니면 새 술 빚기를 먼저 시작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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