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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오피니언] 데이터 트래픽 폭증, 위기 아닌 기회 [2012.10.16]

작성자
isrc isrc
작성일
2017-02-09 03:02
조회
87
[기고] 데이터 트래픽 폭증, 위기 아닌 기회

 

출근하는 만원 전철 안에서 나를 둘러선 6명 중 5명이 스마트폰을 하고 있었다. 2명은 요즘 유행하는 네트워크형 게임을, 한 사람은 아침 드라마를, 또 한 사람은 뉴스를 보고 있었다. 다른 한 사람은 카톡을 하고 있었다. 22개 역을 거치는 동안 내 주위 스마트 활동 평균 인원은 내릴 때까지 계속 5명이었다. 2~3년 사이에 스마트가 대세로 등장해 데이터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스마트폰이 일반 휴대폰에 비해 25배에서 96배에 이르는 데이터를 쓴다는 통계가 있다.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같은 태블릿은 스마트폰에 비해 평균 5배, 노트북PC는 스마트폰에 비해 15배에 이르는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5년 안에 기기별로 5배나 10배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 세계 인구 1인당 평균 1.5개 정도인 스마트 기기 숫자도 앞으로 5년 안에 1인당 3개까지 늘어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인터넷이 활성화하기 시작할 때 전문가들이 예상하던 데이터 폭증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제도와 기기를 활용하는 패턴이 지식정보사회 틀에 맞춰져 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예를 들어 몇 년 전만 해도 각자 기기에 내려 받아서 듣던 MP3를 이제는 대부분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듣고 있다. 영화로 대표되는 비디오도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 과연 소유가 아닌 사용 시대로 들어가고 있는 걸까.

미래학자들이 제시해 온 원격근무나 모바일근무, 유연근무가 스마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런 행동양식 변화는 데이터 사용 폭증을 더욱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폭증이라고 하니까 얼마 전 우리가 겪었던 전기 사용량 폭증을 떠올리기도 한다. 전기의 블랙아웃과 비유해 통신의 블랙아웃에 대한 염려도 나오고 있다. 정말로 조심해야 할 비유다. 왜냐하면 전기의 패러다임으로 통신을 바라보는 것은 미래사회 방향에 역류하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기는 아끼고 덜 쓰는 것이 미덕이라는 캠페인으로 절감 효과를 보았고 최악 상황을 막아냈지만, 다가오는 사회에 데이터를 덜 쓰는 것을 미덕이라고 캠페인을 하는 것이 우리 미래를 창출하는 데 과연 효과적일까?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 미래를 향한 청신호다. 이를 위기로만 보는 것은 단견이요, 미래를 껴안는 자세가 아닐 것이다. 데이터 트래픽 증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고 정보통신강국으로서 우리나라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의 시작이다.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등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비즈니스 사례로 인구에 회자되는 미래형 인터넷 기업들은 모두 이런 데이터 트래픽 증가의 한가운데서 기회를 찾은 기업들이다.

이런 기회를 눈앞에 놓고서 제한된 자원을 썼으니 부담을 해야 한다거나, 누구 몫이라고 주장하며 다투거나, 궁여지책으로 아껴서 고비를 넘기고자 하는 제로섬 게임이 되어서는 우리 미래가 암울해 보인다. 지식정보 자원은 원천적으로 무한한 것이다. 갈등을 증폭시키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떡 크기를 키워 늘려가는 협동 게임일 수가 충분히 있다. 산업 간 벽을 허물고, 조직 간 간극을 뛰어넘어 마음을 모으면 좋겠다. 협업과 양보, 그리고 창의성 발현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소유가 아닌 사용에 근거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면 좋겠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데이터 폭증 현상을 잘 활용하는 미래형 에코시스템에 우리 미래가 달려 있다. 이 기회를 나서서 누가 잡을지, 새로운 영웅의 시대가 열렸으면 좋겠다. 빨리.


[이정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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